[AI Insight] AI 세상에서, AI 스타트업에 대한 기준 세우기

By 2024년 4월 22일blog

What we think AI Startups are.

Prompt: A large, friendly AI robot in a natural setting, surrounded by a peaceful forest. The robot has a sleek, modern design but with a warm, inviting appearance, featuring soft curves and a gentle face. It's interacting with small animals or birds, highlighting a harmony between technology and nature. The background is lush greenery, giving the scene a tranquil and serene atmosphere.

출처: Dall-E로 제작한 그림

AI 기술이 급속도로 무르익으면서 각 도메인에서 AI 기술을 활용하는 시도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각에선 “이 회사도 AI 스타트업이라고 칭할 수 있는 건가?”라는 식의 의문을 제기합니다. 명확한 정의가 여전히 부재한 것이지요. 이런 가운데 AI 기술의 파급력은 갈수록 증대되고 있습니다. 보다 책임감 있게 기술이 잘 활용될 수 있도록 우리는 AI 스타트업에 대해 또렷하게 정의 내리고자 합니다.

우리는 이에 대해 아래 <표>와 같은 기준을 제시합니다. 표로 넘어가기 전에 한 가지 짚고 가겠습니다. 참고로 ‘AI 워싱(AI Washing)’이라는 용어가 있는데요. 가트너에서 낸 2017년 보고서에서 처음 등장하는 표현으로, 실제와 달리 회사 또는 제품이 AI 기술 중심인 것처럼 과장, 허위 홍보하는 행태를 뜻합니다. 미 연방통상위원회에서도 해당 단어를 쓰며 투자 주의를 당부한 바 있는데요. 다만 AI 기술이 전 분야에 걸쳐 빠르게 도입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회사들에 대해 AI Washing 레이블을 다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판단을 했습니다. 대신 Non-AI Startup 이라는 표현을 대비시켜, AI 기술을 중심으로 시스템을 움직이는 AI 스타트업을 부각하는 방향으로 본 리포트를 작성했습니다.

Feature AI Startups Non-AI Startups
Core 사업의 코어 BM에 대해 데이터 수집부터 알고리즘 활용에 이르기까지 AI의 방법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는가 파이프라인의 일부만 AI 기술을 활용하는 경우
Expansion AI 기술을 기존의 솔루션을 확장시키는 방향으로 활용하는가? AI 기술 활용이 현재의 솔루션을 보완하는 것에 그칠 경우
Competitiveness 자체적으로 AI-Driven 아이디어를 지니고 실행할 인력이 있는가? AI 엔지니어 없이 표면적으로만 AI 기술을 도입한 경우
Needs AI 기술이 이전까지 풀리지 않던 니즈를 효과적으로 충족시키는가? AI 기술이 타깃하는 니즈가 코어 비즈니스 영역과 동떨어져 있는 경우
Output AI 기술 활용 전후에 프로덕트와 같은 아웃풋에 직접적이고 크리티컬한 영향을 미치는가 AI 기술을 쓰나 안 쓰나 크게 영향이 없는 경우

조금 풀어서 살펴볼까요?

[1] 사업 본질을 건드리는 직접적인 도입

사업의 본질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알고리즘 도입이 이뤄질 경우 AI 스타트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단순히 파이프라인의 일부, 예를 들어 특정 상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오직 고객센터 챗봇 운영에 대해 AI를 활용한다고 할 경우, 이 회사를 AI 스타트업으로 분류할 것인지에 대해, 우리는 ‘그렇지 않다’고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특정 상품 판매 쇼핑몰의 업의 본질은 좋은 물건을 잘 팔아 매출을 올리는 것입니다. 그 지점에 다른 몰과 다른 차별화가 있습니다.

고객센터 챗봇도 경우에 따라 훌륭한 차별화 포인트가 될 수 있겠으나, 그보다 좀더 직접적으로 유통 마진을 키우고, 탁월하게 온라인 쇼윈도를 마련하고, 좋은 물건을 싼 값에 제조할 수 있는 부문에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AI 스타트업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를 위해선 본질적으로 데이터 수집부터 알고리즘 설계와 활용에 이르는 방법론이 충분히 구축돼야하고, 이른바 AI 기술 기반의 ‘근육’이 마련될 수 밖에 없으므로, 이를 우리는 더 명확하게 AI 스타트업으로 판단하게 됩니다.

  • 리테일 밸류체인을 위한 버티컬 AI 솔루션 lily.ai 사례
    제조부터 마케팅, 판매에 이르는 모든 리테일 가치 사슬에 걸쳐 기존의 업계 용어가 아닌 ‘소비자의 언어’를 제품 속성을 설명하는 용어로 바꾸고, 이로써 소비자의 요구와 선호도를 더 잘 파악할 수 있도록 만듦

[2] AI를 통한 효과적인 확장

AI 기술은 지금까지 잘 풀리지 않던 아주 빠르고 정확한 시뮬레이션과 자동화, 초개인화 등에 강점을 두고 있습니다. 그 시너지가 비즈니스의 확장까지 이어질 수 있을 때 우리는 AI 스타트업이라고 부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단순히 고객센터의 상담 업무를 챗봇으로 바꾸었다고 해서 그 회사가 AI 스타트업이라고 하기 어려운 것과 같습니다. 업의 본질에 충실하게 도입되어 시너지를 내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입니다. 이전에는 개인화하기 어려워서, 환경적으로 시너지를 내기 어려워서, 가볍고 빠른 모델 탑재가 어려워서, 인터랙션 하기에 AI 기술이 기대 수준보다 더없이 낮은 수준이어서 B2C 환경에 도입하기 어려웠던 부분들을, 이제는 충분히 우리 삶속으로 가져올 수 있게 됐다고 보고, 이를 각 영역에서 기꺼이 해내는 스타트업이 AI 스타트업이라고 판단합니다.

  • 의사의 진료 행위 만으로도 자동으로 환자 진료기록을 생성하는, 심리스한 의료 테크 Nabla 사례
    Nabla는 원격의료 및 현장의료에서 벌어지는 대화를 수집해 자동으로 실시간 진료기록을 만들고 데이터화하는 솔루션임. 의료 문서를 작성하느라 걸리는 시간 가운데 하루 2시간을 줄여 환자에게 진료 시간을 늘리고, 더 효과적으로 시각적인 데이터 분석에 기반해 진료를 할 수 있다는 지점에서 임팩트를 지님. 예전에는 음성 수집과 자연어 처리 기술이 잘 안 돼 힘들었던 의료 현장의 이슈를, AI의 빠른 발전에 발맞추어 솔루션을 만들어 내고 프랑스 및 미국 시장의 패스트무버가 되어가고 있음

[3] AI 중심 사고를 하고 실행을 할 수 있는 인력의 유무

AI 기술의 파급력과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프로덕트에 대한 설계에서부터 AI 기술이 지닌 장단점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리스크를 방지하거나 문제 발생시 빠르게 이슈를 막을 수 있는 엔지니어가 필수적으로 필요합니다. 이 인력의 유무는 해당 스타트업이 AI 회사인지 아닌지를 가늠하는 아주 중요한 지표이자 차별화 포인트가 됩니다.

[4] AI로 뚫어내는, 사용자 니즈의 ‘바틀넥’

AI 기술기반의 솔루션들이 아무리 잘 나왔다고 해도 시장에서 외면을 받는다면 안 될 것입니다. 시장과 고객의 니즈에서부터 시작해, 그들이 꽉 막혀있는 답답한 지점을 AI로 뚫어주는 것이 바로 AI 스타트업이 해야할 일입니다.

[5] AI 활용 결과물에 대한 크리티컬한 영향력

무엇보다 AI를 썼을 때와 쓰지 않았을 때 결과물의 가치가 얼마나 달라지는지는 AI 스타트업을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입니다. AI 기술로 임팩트를 제대로 냈다면, 아무래도 시장이 기대하는 바는 기존에 사람이 만들 것보다 훨씬 나은 아웃풋일 것입니다. 신소재 개발업이나 제약업에서 하는 것처럼, 기존에 수년이 걸려야 완성되던 새로운 소재나 신약을 단시간에 시뮬레이션으로 해내는 경우도 여기에 들어갈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콘텐츠업이나 제조업에서는 AI를 제대로 활용해 인력을 활용할 때보다 시간과 비용을 확 줄여 탁월하게 경제성을 낼 것을 기대받을 겁니다. 이 지점이 충분히 설명된다면, 그 누구도 해당 스타트업에 대해 AI 스타트업인지 여부를 의심하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 재활용 쓰레기 분류 시스템을 운영하는 그레이패럿의 사례
    단순히 시각 시스템을 활용해 페트병 등 일부를 분류만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90종 가까운 쓰레기를 98%의 정확도로 20배 빠르게 분류해내면서, 각각의 가치(폐기물 병당 가격, 크기, 갯수, food-grade, 브랜드, 탄소배출량 등)를 모두 순식간에 계산해 분석해주며, 이로써 폐기물업의 본질인 ‘쓰레기로부터 가치 전환’이라는 것을 기존 시스템보다 훨씬 더 쉽고 빠르고 간편하게 해냄.
    특히 사람이 하는 것보다 더 빠르고 더 저렴하게(PET 15톤 기준 375시간, 4,300파운드 ⇒ 6시간, 17파운드) 분류하기 때문에 경제성에서 이득이 큼. 이 회사가 돋보이는 또다른 이유는, 이 솔루션을 API로 제공해 폐기물 공장이 이미 지닌 기존 로봇팔이나 센서 등에 손쉽게 동기화해 쓸 수 있다는 것임

이러한 기준 외에도, 좀 더 세부적인 부분에서 아래와 같은 질문들이 나올 수 있습니다.

(1) 데이터 기반의 머신러닝도 AI 프로덕트라고 할 수 있을까?

기존에 ‘데이터 드리븐(data-driven)’으로 불리던 접근 방식들은 규칙 기반, 구조화된 방법론을 토대로 데이터를 분석하고 학습해 서비스의 기반에서 작동했습니다. 그 아웃풋이 쇼핑 추천일 수도 있고, 블라인드 미팅 매칭일 수도 있으며, 결제패턴 분석일 수도 있습니다. 생성형 AI(Generative AI) 붐이 일어나면서, AI가 비정형 데이터를 패턴학습해 이미지를 생성하거나 없는 내용을 출력하는 기술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사실 AI 기술은 큰 틀에서 정형/비정형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규칙 기반의 혹은 규칙을 학습시키지 않는, 혹은 스스로 강화학습된 모든 모델 학습 방법을 아우릅니다. 정리하자면, 변수에 대한 가중치를 사람이 입력해 정형화된 데이터를 다루는 경우라 해도, 엄연히 보면 AI 프로덕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현재 기술 발전의 트렌드와 속도를 볼 때, 단순히 기존의 방법론 만으로는 시장이 기대하는 AI 기반 아웃풋을 만들기 어렵다고 봅니다. 그동안 이와 같은 데이터 방법론을 적용하지 못했던 산업이라면, 데이터의 구조가 매우 복잡하거나 규칙을 정하기 어려웠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따라서 2024년 현재 AI 스타트업이라고 한다면, 모델 학습 방법이 2020년 이전으로부터 분명히 달라져 있어야 할 것입니다.

물론 새로운 모델 학습 방법만이 꼭 모든 도메인에서 정답인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경우에 따라 이전 방법과 최신 기술을 섞어 쓸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분명히 더 나아진 방법론들이 존재하고 있고, 그 방법론을 도메인에서 새로이 적용했을 때, 그 결과물이 이전과 확연히 다를 정도의 의미를 지닌다면, 그것이 AI 프로덕트로서 가치를 가진다고 우리는 판단합니다.

(2) API 활용,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만으로는 AI 스타트업이라고 할 수 없다?

꼭 자체적으로 sLLM 같은 모델을 지녀야만 AI 회사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우선 막 시작하는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비용의 문제를 무시할 수 없습니다. 2024년 4월 현재 이러한 소규모 LLM을 학습하는 데 드는 비용만 수백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Llama와 같은 오픈소스를 파인튜닝해 쓰는 경우 그 비용이 수백만원 대로 떨어질 수 있습니다. 기술 비용은 계속해서 낮아지고 있습니다. 잘 나와있는 API들을 잘 조합해 쓰는 것은 그만큼 효율적인 대안일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업의 본질을 혁신하는 과정에 AI 기술을 도입함에 있어, API 활용이든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든, 그 방법은 크게 상관이 없다고 봅니다.

(3) 인하우스 AI 엔지니어가 없으면 AI 스타트업이 아니다?

같은 맥락에서, AI 기술을 직접 개발하거나, 도입해 시스템화 할 수 있는 인력이 회사 내부에 없으면 AI 스타트업이라고 보기 어려울까요? 이 지점에 대해서는 우리는 다소 어렵다고 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앱 개발자가 없으면 앱 생태계에 들어갈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AI도 특수한 툴이며 환경이기 때문에, 이것을 제대로 적용하고 효율적으로 매만질 엔지니어가 필요합니다. AI 기술이 클라우드처럼 모든 기술 활용의 저변이 되는 날이 오고 있지만, 당장 2024년 현재, 빠르게 각 도메인의 시장에서 치고나갈 플레이어들에게는 AI를 잘 쓰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4) AI 회사라고 하면, AI 모델을 직접 만드는 회사거나, AI 기술 개발 관련 인프라를 만드는 회사로 좁게 봐야하는 것 아닌가?

당연히 AI 인프라에 해당하는 칩과 운영체제, 파운데이션 모델을 만들고 제공하는 회사들은 분명히 AI 스타트업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그 누구도 OpenAI나 리벨리온(AI 칩), 트웰브랩스(영상 AI)와 허깅페이스(AI 모델 개발/공유 플랫폼), Figure AI(휴머노이드 로봇)를 AI 스타트업 목록에서 빼지 않듯 말입니다. 여전히 AI 기술 그 자체의 발전이 지속될 것이라고 보고, 여기에 집중하는 플레이어들도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다만, AI 생태계에서 인프라에 해당하는 GPU와 클라우드 플랫폼, 파운데이션 모델 스타트업 등이 Early Stage VC Fund가 투자할 수 있는 규모인지에 대해서는 조금씩 의문이 나오고 있습니다. 2015년에 설립된 OpenAI는 이미 113억 달러(한화 15조원) 넘는 투자금이 투입됐고 여기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큰 손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언어모델의 경쟁사인 Anthropic은 2021년 설립 이후 지금까지 구글과 아마존을 비롯한 빅테크 기업 등으로부터 지금까지 76억 달러(한화 10조 5천억원)를 모았습니다. 파운데이션 모델을 만드는 회사들은 모델 학습 비용 및 인프라에 의지할 수 있는 전략적 투자파트너를 선호합니다.

우리는 AI 기술을 활용해 더 많은 사람들과 접점을 가지는 각 도메인의 어플리케이션들(AI SaaS 포함)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분명히 AI 생태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빠르게 규모를 키워갈 플레이어들이 있지만, 우리는 이 생태계를 백번 활용해서 최종 사용자(End-users)의 니즈를 집중적으로 풀어내고 가둘 스타트업들에게 초점을 맞추고자 합니다.

출처: a16z

Brand-New AI 기술로 임팩트를 내야, AI Startup

요약하자면, 이제는 AI 기술이 인터넷, 스마트폰, 클라우드처럼 모든 사업의 밑바탕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2024년 들어 다양한 도메인에서 AI 모델을 빠르게 적용하고 있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타입은 오픈소스 모델에 자체 데이터를 추가적으로 학습하는 방식입니다. 범용적 활용을 목적으로 설계된 모델들을 특정 도메인 맞춤형으로 재학습하는 형태입니다. 이런 시도를 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데이터 구축에 대한 고민과 그 아웃풋을 적합하게 활용할 방법론 구축, 기대되는 ROI에 대한 치밀한 계산이 있어야만 합니다. 즉, AI 도입에 대한 치열한 생각을 팀에서 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우리는 이런 회사들을 AI 스타트업이라 부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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