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vestment Story] Novoloop, 플라스틱 폐기물의 고부가가치 업사이클링

By 2020년 10월 6일blog

On the Plastic Planet, 근본적 해결을 바라보는 모델을 찾아서

 

수많은 인류의 폐기물 중에서도 엄청난 속도와 양으로 지구면을 뒤덮고 있는 플라스틱 문제의 심각성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전 세계 플라스틱 연간 총 생산량은 83억 톤에 달하며, 이 수치는 매년 3-4%씩 증가하고 있습니다.

반면 플라스틱 재활용률은 9%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91%는 소각, 매립, 바다에 폐기되는 방식으로 지구 환경을 지속적으로 파괴하고 있습니다(1). 그럼에도 불구하고 플라스틱은 쓰지 않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계속 쓸 수도 없는 필요악의 상태로 쌓여가는 중입니다.

임팩트 투자자로서 옐로우독은 인류가 수년 내에 반드시 본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이 문제에 대해 어떠한 비전과 역량, 전략을 가진 기업에 주목해야할지 오랜 논의를 거쳐왔습니다.

오염된 플라스틱을 바로 자연에 버리는 방식(소각, 매립 모두 포함) 외에 재사용(Reuse)이 불가능한 플라스틱을 처리하는 현존하는 가장 합리적인 선택지는 재활용(Recycle)입니다. 9%에 불과한 이 비율을 최대한 증대할 방법은 무엇일지, 혹은 재활용보다 더 나은 방식은 없을지에 관한 고민이 따릅니다.

 

기존 대응 방식의 한계 

 

현재 플라스틱 문제를 대응하는 방식은 크게 두 분류로 나뉩니다. 1) 플라스틱을 덜 쓰고, 궁극적으로 쓰지 말자는 인식적 캠페인과 2) 생산된 플라스틱을 재사용 혹은 재활용하는 방식입니다.

이 중 재활용 방식은 잠재력이 높지만 여전히 제한적 수준의 방법론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기술적 차원에서는 크게 물리적 재활용과 화학적 재활용이 가능합니다.

물리적인 재활용의 경우 사용한 PET 물병이나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을 수집, 선별하고, 이를 해리, 세척, 분쇄 등의 가공을 거쳐 Pellet이라는 재활용 원재료로 만듭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폐 플라스틱의 오염도가 높아 결과적으로 재활용할 수 있는 수율이 낮고, 그마저도 새로운 플라스틱 원료와 혼합해서만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점, 여러 공정을 거쳐 플라스틱 원료로 재가공 하더라도 저품질 플라스틱을 생산할 수밖에 없다는 한계가 존재합니다. 재활용 가능 횟수가 1-2번에 그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부분입니다.

화학적 재활용의 경우 이론적으로는 모든 플라스틱 형태를 재활용할 수 있고, 재활용의 횟수도 제한이 없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주로 섭씨 400도 ~ 1000도 수준의 열가공 방식을 거치는 현재 공정 특성상 탄소이용률이 평균적으로 절반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에너지 효율성이 취약하다는 맹점이 있습니다.

이러한 재활용 공정의 비효율성은 재활용 플라스틱 사업의 비즈니스 모델에 중대한 네거티브 효과를 야기합니다. 대표적인 플라스틱인 PE(Polyethylene)의 경우에 적용해보면, 재활용된 Pellet의 가격이 최초 사용 PE(Virgin PE) 가격의 78~85% 범위에서 형성되면서 물리적 기능성은 현저히 떨어지자 재활용 플라스틱을 선택할 경제적 동기가 감소합니다. 여기에 최초 사용 플라스틱의 원재료 가격이나 매립, 소각과 같은 지속가능하지 못한 처리 방식에 대한 환경 비용이 고려되지 않고, 재활용된 원재료를 사용해도 특별한 혜택이 주어지지 않는 상황은 결국 재활용 플라스틱 원재료와 최초 원재료가 온전히 기능과 가격으로만 경쟁하는 구조를 낳습니다. 그렇다면 결국 유가가 폭등하지 않는 이상 가성비면에서 재활용 플라스틱이 최초 사용 플라스틱을 결코 이길 수 없을 것이라는 해석에 도달합니다.

플라스틱 자체를 대체할 새로운 소재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플라스틱의 기능성과 저렴한 비용을 견제할 수 있을만한 대안적 수준에 이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플라스틱 필름의 대체재 중 하나인 바이오플라스틱을 일례로 들자면, PLA(Polyactic Acid)의 경우 생분해가 이루어지기 위해 섭씨 60도 이상의 온도, 50% 이상의 습도를 포함한 특정한 환경 조건이 필요합니다. 석유계 플라스틱이 전혀 섞이지 않은 순수한 바이오플라스틱이라도 제조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추가 화학물질, 첨가제, 독소물질이 들어가기 때문에 스스로 생분해가 어려울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직까지는 완전한 ‘생분해’가 사실상 불가하고, 여기에 기존 PE 비닐백을 제작하는 비용보다 3-4배 가량 비싸다는 점과 물리적 기능성 측면에서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 존재합니다.

 

Novoloop, Recycling은 늦다, 고부가가치 Upcycling의 도전

 

옐로우독이 투자한 Novoloop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고유 기술을 통해 고부가가치 소재로 전환/양산하는 기업입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기반한 이 기업은 설립 초기 박테리아와 세포 교정을 통한 플라스틱 분해기술을 연구했습니다.

 

기술 경쟁력 

PE(Polyethylene), PP(Polypropylene)를 고분자로 합성하기 위해서는 탈수축 반응을 이용하는데 이때 어떤 종류의 이염기산(Diacid)을 사용하는지, 어떤 촉매 사용하는지 등에 따라서 고분자 화합물의 분자식과 수율이 달라집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고분자 화합물의 특성에 따라 새롭게 만드는 소재의 물성도 달라집니다. Novoloop는 폐 플라스틱(PE,PP)을 고유의 Diacid로, 이를 다시 고분자 화합물인 Polyester Polyol로 전환하여 고부가가치 소재(Performance Material)를 만들 수 있는 자체 기술인 Accelerated Thermal Oxidative Decomposition(ATOD)을 개발했습니다. Plastic-to-Plastic(PTP) 플랫폼인 ATOD 기술은 현재 특허로 보호받고 있습니다.

Novoloop가 PE나 PP 필름을 분해하는 공정은 일반적인 화학적 가공 방식보다 낮은 수준의 에너지가 요구되어 탄소이용률(Carbon Efficiency)을 최대 95% 수준까지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이는 반복 재활용이 가능한 화학적 재활용 방식의 장점을 살리면서도 가장 큰 약점이었던 가공 공정의 비효율성을 대폭 해소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시장 성장성과 확장성

무엇보다 매력적인 부분은 재활용을 통한 완성품이 기존과는 차별화된 고부가가치 소재라는 점입니다. 이들의 대표 제품인 재활용 열가소성폴리우레탄(TPU)의 경우 고무의 탄성과 저중량, 고강도의 특징을 지닌 소재로 운동화 아웃솔, 호스, 축구공, 스마트폰 케이스, 주방용품에 이르기까지 우리 생활에 이미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으며, 연평균 성장률은 7% 수준입니다. 해당 부문에서는 동사의 가치에 공감한 유수의 파트너사와 공동개발을 위한 업무협약(JDA)을 맺고 업사이클링 TPU 소재를 활용한 상품화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업사이클링 제품인 Photopolymer(광중합체)의 경우 3D 프린팅의 주재료로 연 평균 18%이상 성장하고 있습니다. Novoloop의 고유 기술은 TPU와 Photopolymer 외 또다른 고부가가치 소재 개발이 가능하다는 확장성도 긍정적인 측면으로 볼 수 있습니다.

 

임팩트 모델

 

Novoloop의 임팩트 모델은 두 가지 측면에서 유효합니다. 첫째, 전체 플라스틱의 약 60%에 육박하는 PE와 PP를 투입하여 기존의 고밀도 석유화학제품과 동일한 기능성을 보유한 고부가가치 소재를 만드는 비즈니스 모델은 결국 매립이나 소각과 같은 방식으로 처리됐을 플라스틱 쓰레기를 처리하여 환경 파괴를 억제합니다.  둘째, 시장의 수요가 높은 고품질 소재를 개발해 석유계 원료 생산 역시 감소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재활용 방식의 한계를 뛰어 넘는 가치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UN SDGs 12. Responsible Consumption and Production 하에서 아래 두 가지 세부 목표를 직접적으로 달성함으로써 임팩트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12.4 화학물질/쓰레기를 환경친화적으로 관리하고, 배출을 감소시킴
  • 12.5 쓰레기 배출을 억제하고, 감소시키며, 쓰레기를 재활용하거나 재사용함

최근 제 3 기관을 통해 ATOD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TPU 제품의 Life Cycle Assessment(LCA)를 진행한 결과 업사이클된 TPU 제품은 기성 (최초 사용) TPU에 비해 온실가스 배출 46% 감소, 에너지 소비 33% 절감, 물발자국 8% 감소가 가능하다는 결과가 도출되었습니다. 더불어 업사이클링 TPU 제품은 최소 5회 이상 물리적 재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창업자의 Why와 팀 역량 

 

Novoloop의 공동 창업자인 Miranda Wang과 Jeanny Yao는 고등학교 친구 사이입니다. 이들은 플라스틱에 대한 문제를 단순히 책임 있는 시민으로서 실천해야 하는 사회문제를 넘어 연구자이자 임팩트 메이커로서 반드시 기여해야 할 인생의 어젠다로 인식합니다. Wang은 지난 10년간 플라스틱 분해 연구에 몰두해 왔으며, 생화학을 전공한 Yao 역시 일관적인 관련 경험을 축적하여 2018년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리더를 지원하는 Echoing Green의 Climate Fellow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모든 리더십 팀이 화학과 생화학을 전공하거나 연구하였고, 이외 팀원들 또한 화학공학, 재료공학 등을 전공하고, 화학적 재활용과 포장 소재와 관련된 기업에서 전문성을 쌓았습니다. 개개인의 전문적 역량이 결합하여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팀 구성은 Novoloop가 앞으로도 R&D를 중심으로 핵심 역량을 강화해 나가는 동력이 될 것으로 판단합니다.

 

“Novoloop의 사회적 가치와 비즈니스 모델은 선명한 공진성(Collinearity)을 드러내고 있어요. 플라스틱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만 한다는 창업자와 팀의 결연한 의지, 그리고 환경 비용과 같은 정책적 인센티브 없이도 시장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고부가가치 소재를 개발하려는 이들의 혁신적인 방법론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죠. 앞으로 고유 기술을 산업 규모로 확대 적용하는 과정에서 충분한 역량을 입증함으로써 옐로우독이 중대한 문제로 살피고 있는 기후변화 어젠다에 장기적으로 기여하는 투자 사례로 소개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옐로우독 Novoloop 투자팀, 차지은 파트너 

 

 

 

*2021년 2월, BioCellection(바이오셀렉션)이 Novoloop(노보루프)로 사명을 변경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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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A CIRCULAR SOLUTION TO PLASTIC WASTE, BCG,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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